웹서핑보다는 책 읽고 공부하는 편

이모션 디자인 그룹장 수석 디자이너 최영석


01 웹디자인을 시작한 계기

원래는 만화가가 꿈이었다. 첫 직장에서도 사이트에 들어가는 만화나 일러스트 작업을 주로 했다. 그러다 회사에 계신 수석 디렉터들을 보면서 그들의 디자인과 삶을 동경하게 됐고 자연스레 웹디자인에 빠져들었다.

 

02 나만의 크리에이티브 노하우

작업자에서 디렉터로 역할이 바뀌면서 절실히 느낀 건 콘셉트와 아이디어의 중요성이다. 디자인과 구현기술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이제는 단순히 디자인이나 신기술로 승부 보기는 어렵다. 원래 있는 소스를 어떤 콘셉트와 아이디어로 재창조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웹서핑하는 시간보다 책 읽고 공부하는 시간이 늘었다. 디자이너뿐 아니라, 철학자, 건축가, 과학자, 예술가의 삶과 노력의 산물에서 영감을 얻으려 노력한다.

 

03 내가 생각하는 웹디자인 트렌드

역시 소셜미디어의 적극적인 활용과 새로운 기기와의 만남인 것 같다.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잘 살린 소셜미디어 활용이 거의 필수가 됐고 모바일 기기가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모든 디자이너가 ‘정보의 표준화’와 ‘디자인의 기본 원리’에 관해 고민하게 됐다.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04 끌리는 웹디자인과 외면받는 웹디자인을  결정하는 1%

보이는 게 전부인 사이트는 역시 생명력이 짧은 듯 하다. 사용자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사이트는 언제나 오래 기억된다. 만화도 그림보다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은가? 웹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보기 좋아도 필요 이상으로 느리거나 UI가 불편하면 외면당한다. 오래 사용하면서 불편함 없는(불편함이 있더라도 꾸준히 개선하는) 사이트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05 최근 가장 인상 깊었던 웹사이트

Fi(www.f-i.com)가 만드는 사이트는 다 좋다. 담백한 이미지 구성과 사용성에 대한 고민, 무엇보다도 결과물마다 UI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이 존경스럽다. 과거에는 소위 ‘죽이는’ 비주얼을 만드는 회사에 열광했다면, 지금은 Fi처럼 철학 있고 기본기 탄탄한 곳이 좋아지더라. ‘신한은행-눈이 편한 뱅킹’ 사이트도 인상적이었다. 큼지막한 버튼과 글씨가 이렇게 편할 줄이야!

 

06 웹디자이너로서 현재 고민거리

너무 빨리 변한다는 것. 장점일 수도 있지만, 힘들게 작업한 사이트가 불과 1~2년 안에 개편되면 너무 허무하다. 유지운영을 하면서 초기 콘셉트가 다 사라져 버린 사이트 보는 것도 가슴 아프다. 유형의 결과물로 남지 않는다는 웹사이트의 태생적 한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가 요즘 가장 큰 고민이다.

 

07 시작하는 웹디자이너에게 하고 싶은 말

웹사이트가 ‘아트’가 아닌 ‘매체’라는 점을 인지하길. 무조건 멋지고 예쁘게 만드는 대신 사용자를 한 번 더 배려할 때 좋은 디자인도 나온다. 결국 웹사이트의 완성은 오픈 시점이 아닌, 사용하면서 천천히 이뤄지는 것 아닌가? 미래를 보는 혜안도 길러야 한다. 지금은 책상 앞에서 모니터를 보며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지만, 10년 뒤 모습은 아주 다를지도 모른다. 변화의 중심에서 미래를 상상하고 준비하는 것이 성공적인 디자이너로 가는 초석이다.

 

08 한 마디로 정의하는 ‘좋은 웹디자인’

스티브 잡스가 언급한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이라는 말처럼 멋진 말이 또 있을까? 좋은 웹디자인이란 미학과 인문과학의 결합이라고 본다. 결국 모든 건 ‘사람’을 위한 것이다.


​<자료출처 | 월간 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