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안에 당락 결정… 장황한 서술보단 제목부터 튀고 구체적인 이력서가 취업의 지름길 

 

“아무튼 이력서가 뽑혀야지 면접을 보든 할 게 아닌가.” 

일자리를 잃은 지 2년이 다 돼가는 김아무개(43)씨는 이력서만 보면 제풀에 부아가 치민다. 심사가 틀어지다 못해 아예 진력날 정도다. 그동안 써서 제출한 이력서만 50여장. 이력서를 들이밀고 기다리는 데 지친 지도 이미 오래다. 퇴직금으로 근근이 꾸려온 생계도 바닥을 드러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당장 막막할 수밖에 없는데 기업체 인사담당자한테는 도무지 연락이 없다. 다니던 무역업체에서 정리해고 대상으로 통보받을 때만 해도 세상은 때로 그런 것이지, 하며 스스로 애써 위안했지만 현실은 꽉 막힌 벽, 그것이었다. 내미는 이력서마다 퇴짜를 맞기 일쑤인 세상 앞에서 그의 조바심은 더해만 가고 있다. 

 

앞쪽 10줄에 승부를 걸어라 

S기업 홍보팀에서 일하고 있는 박아무개(41)씨도 이력서라면 이골이 난 사람이다. 실업자 신세는 아니므로 김씨에 비해 나은 편이랄 수 있지만, 오래 전부터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 직장을 옮기려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이곳저곳에 10여 차례 이력서를 내밀었지만 번번이 주저앉고 말았기 때문이다. “기다려라”는 이력서 접수담당자의 말이 끝이었다. 박씨는 “이력서를 내면 몇 군데서 연락이 올 거라 생각했는데 한곳도 없었다”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만 가로저었다. 며칠이 지나도 기다리던 전화는 끝내 오지 않았지만 지금도 그는 밤마다 책상 앞에 이력서를 놓고 앉는다. 내 이력서가 뭔가 잘못된 걸까, 하면서 쩔쩔매며 이력서를 고치고 또 고치는 것이다. 

 

두 사람의 이력서가 인사담당자의 눈을 잡아끌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물론 워낙 이력서에 담을 변변한 커리어가 없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력서 쓰는 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김씨의 말처럼 취업의 좁은 문을 뚫으려면 먼저 이력서가 통과돼야 한다. 그래야 면접이든 뭐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쓴 이력서’의 전형이 있는 건 아니지만 ‘눈에 띄는 이력서’는 분명 있다. 취업알선 전문업체들에 따르면, 경기가 좋을 때는 튀는 이력서가 많지만 불황일 때는 조직융화를 강조하는 모범적인 이력서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인재’를 찾게 마련인 기업으로서는 ‘짧지만, 분명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드러낸 이력서를 주목한다. 

 

LG전자 인사담당자는 “수많은 이력서를 읽다보면 뭔가 특별하다는 느낌이 오는 게 있다”며 “이력서 맨앞 몇줄에서 판가름이 나는 만큼 앞쪽 10줄 안에 자기를 가장 잘 드러내게 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력을 장황하게 잔뜩 늘어놓은, 밋밋한 이력서는 흥미를 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른바 문방구식 이력서는 피해야 한다. 이력서는 자신의 자서전이 아니다. 그런 만큼 짧은 단어나 문장으로 자신을 명쾌하게 표현할 수 있는 헤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인사담당자에게 호감을 줄 수 있다. 인사담당자가 한 사람의 이력서에 눈길을 주는 시간은 짧다. 헤드헌팅업체인 유니코서어치 유순신 사장은 “사람을 뽑기 위해 고용주들이 한장의 이력서를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0초”라며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식으로 시작되는 진부하고 상투적인 자기소개서는 금방 흥미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사담당자가 자신의 이력서를 석줄 이상 읽고 있다면 일단 성공한 셈이다. 

 

채용담당자의 눈길을 붙잡는 이력서 쓰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사람을 채용해야 하는 이유를 한마디로 설명해주는 이른바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를 확연히 드러내야 한다. 거창한 학력이나 죄다 A로 깔아놓은 성적표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취업정보업체인 캐리어서포트 최홍 기획실장은 “대인관계가 원만하다거나 친구가 많다는 식의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이력서는 인사담당자에게 반감을 주고 결국 구석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며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것인지를 가장 먼저 분명하게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자신이 성공적으로 해낸 업무를 구체적으로 적는 게 필요하다. 예컨대 옛 직장에서 특정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을 경우 ‘성공적이었다’는 추상적 표현보다 예상보다 매출을 15%증가시켰다는 식으로 쓰는 것이다. 

 

 

 

[자료출처 - 한겨레신문]취업 준비의 시작, 직무를 아는 것부터 

 

 

 

 

 

 

기업의 신입사원 교육에 드는 비용이 높은 반면 업무성취도에 대한 만족도 가 낮은 이유는 대학교육이 산업계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 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교육과정 등 산·학 협력을 통해 노동 시장에서 원하는 인력이 적시에 배출돼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 다. 

 

LG생활건강은 올해부터 각 업무분야에 적합한 인재를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업무 분야별로 차별화된 인재채용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LG생활건 강의 채용 담당자는 “지금까지의 업무 세분화가 안 된 일괄적 채용이나 단순 면접방식으로는 기업이 원하는 해당 업무 분야에 필요한 역량을 갖 춘 인재 확보와 취업희망자의 업무만족도 제고 측면에서 모두 미흡한 측면 이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앞으로는 업무 분야별 특성에 맞는 채용방식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 다. 대기업에 취업한 대졸 신입사원을 재교육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20.3개월이며, 교육에 드는 비용만 총 8조 2,000억원(연간 4조 8,595원) 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회가 전국 100인 이상 536개 기업을 대상으로 ‘대졸 신입사 원 재교육 현황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재교육 기간은 대기업의 경 우 평균 29.6개월이 걸리며, 중소기업은 16.1개월로 나타났다. 재교육은 신입사원이 실무에 투입되기 전에 하는 수습교육과 교육연수, OJT가 모두 포함되는 기간이다. 

 

교육비용과 임금, 4대 보험 기업부담분 등 재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은 대기 업의 경우 1인당 평균 1억 600여 만원(연간 4,300여 만원), 중소기업은 1 인당 3,900여 만원(연간 2,900여만원)에 달했다. 

 

이는 결국 대학의 실무능력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고스란히 기업 의 추가 교육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신입사원의 업무성 취도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은 25.9%에 불과했으며, ‘보통’이 48.4%, ‘대체로 불만족’이 25.3%였다. 

 

기업의 신입사원 교육에 드는 비용이 높은 반면 업무성취도에 대한 만족도 가 낮은 이유는 대학교육이 산업계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 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교육과정 등 산·학 협력을 통해 노동 시장에서 원하는 인력이 적시에 배출되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못하다. 

 

채용포털 커리어(www.career.co.kr)가 온라인 리서치 회사 폴에버와 공동 으로 대학교 재학생 및 졸업자 4,2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 자 중 73.8%가 ‘대학 재학시 취업관련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 다. 취업교육을 받지 못한 이유로는 ‘학교에서 취업교육을 실시하지 않았 다’는 응답이 40.1%로 가장 많았다. 구직자들이 대학교에서 받은 취업교 육의 내용(복수응답)도 이력서 작성 및 면접, 이미지 컨설팅 특강 (45.8%), 자격증 취득 관련 강의(31.5%), 기업채용 설명 (30.5%), 각종 진로설계 검사(21.9%) 등의 순이었다. 

 

반면 산학협력기관 및 기업의 현장교육은 17.8%, 대학이 추천해준 기업의 인턴 근무는 11.2%로 저조했다. 취업교육 강사로는 직종별 현장 전문가 (56.0%)를 가장 선호했고, 기업 인사담당자(18.6%)가 그 뒤를 이어 취업 과 직접 관련된 실무자에게 교육받기를 원했다. 

 

직무를 중심으로 철저히 준비해야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취업을 앞둔 구직자들은 직무 중심의 철저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흔히 취업에 대해 가지는 궁금증들은 채용 시기나 선발 기준, 제한 기준, 면접을 대비한 준비 사항, 입사 선택 결정 등이 높은 비 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구직자의 입장에서 준비해야 할 사항은 예전과 달 라진 기업의 채용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다.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으로 기업들은 모집과 관련된 이런저런 제약들이 사 라지면서 일괄적인 공채에서 상시채용 체제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상시 채용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충 세 가지 정도의 특 징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인력채용이 용이하지 않은 직종을 모집한다든가 경력직을 모집하는 경우, 그리고 이직이 잦은 직종 등이다. 예외로 상시로 인력을 지원 받아 인력풀 을 형성하고 충원이 필요한 때에 연락을 취해 채용을 결정하는 곳도 있 다. 상시채용을 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주로 신규채용이 쉽지 않다는 특징 이 있다. 

 

구직자 입장에서 또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은 채용 패턴이다. 예전 기업 의 채용 패턴에 비해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직종별(예를 들어 일반 사무 직) 모집이 아니라 그보다 하위 개념인 직무별(예를 들어 기획, 인사 등) 모집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의 채용공고를 보면 이미 이러한 채용 패턴이 일반화되고 있는 실정이 다. 모집공고는 직종별 모집형태를 취하고 있더라도 실제로는 직무 중심 의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도 있다. 이렇게 채용 패턴이 변화하는 이유 는 기업의 인력 수요 예측이 현업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무에 맞춰야 하는 형태의 인력 배치가 주를 이뤘다. 일 괄적인 대규모 채용이 이루어지고 나서 현업에 배치했지만 지금은 처음부 터 직무에 맞는 인재를 뽑고 있다. 따라서 직무 중심으로 취업을 준비해 야 한다. 전문지식이 필요한 이공계통 등 직무별 성격이 강한 전공 분야 를 제외하고는 많은 구직자들이 여기에서부터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무작정 지원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높은 ‘스펙’임 에도 불구하고 쓴맛을 보는 사례가 발생한다. 학교 성적도 우수하고 영어 도 잘한다고 자부하던 사람들이 떨어졌을 때 채용기준이 무엇인가 하는 의 문이 생길 수 있지만 관련분야에 대한 준비가 안 된 사람을 선발 대상에 서 제외시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기업의 규모가 작거나 크다고 해서 인재를 선발하는 기준이 그다지 다르 진 않다. 다만 인재를 보는 경영자의 가치관과 해당 회사가 어떤 업종의 사업을 하느냐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고 그 일에는 어떤 사람이 적합한지를 파악해서 그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취업난을 돌파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 자료제공 - 월간 리크루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