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들을 난감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이력서다. 


기업에 인재를 소개할 때는 이 사람이 가장 적임자임을 설득하게 되는데, 이력서 대부분이 인사담당자의 눈길을 끌기 어렵도록 작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헤드헌터들이 이력서를 완전히 다시 쓰는 수고를 하게 된다. 

인사담당자가 주목하는 것은 경력이다. 어떤 곳에서 어떤 업무를 해 왔는지를 토대로 그 사람이 해당 업무를 잘 해낼 수 있을지 따져 본다. 교에서 받은 정규교육이나, 졸업 이후의 사회교육도 경력의 하나로 파악하게 된다. 업들이 가장 기피하는 이력서는 일관성이 없는 것이다. 

이력서를 보면 일관성 있게 한 분야의 전문가로서 길을 걸어 왔는지, 아니면 이곳저곳을 들여다보면서 갈팡질팡했는지 판단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사람은 30대 중반에 이르면 자신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고, 40대에 접어들면 얼굴 표정마저 결정된다는 얘기가 있다. 

인력채용에서 경력은 모든 것을 결정하는 판단기준이 되는데, 채용담당자는 이력서를 통해 그 사람의 과거는 물론, 미래까지 보려고 한다. 기업이 경력자를 채용하는 것은 교육훈련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신입사원을 채용해서 일을 맡기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지만, 경력사원은 곧바로 현업에 투입할 수 있다. 

따라서 이력서는 자신이 그 업무에 가장 잘 맞는다는 점, 입사하면 곧바로 그 일을 능숙하게 해낼 수 있다는 점, 자신의 경력은 그렇게 관리돼 왔다는 점을, 그것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작성돼야 한다. 지원자의 경력이 아무리 화려해도 회사가 원하는 쪽과 일치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런 점에서 이력서는 지원할 때마다 매번 새로 쓰는 게 원칙이다. 

특히 중요한 곳, 자신이 꼭 가고 싶은 분야라면 더더욱 그렇다. 지원하려는 회사나 직책에 걸맞게 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생략하거나 가볍게 넘어가야 한다. 쓸데없는 경력을 길게 늘어놓거나, 마케팅 분야에 냈던 이력서를 인력관리 분야에 그대로 보내는 식은 치명적이다. 이력서를 쓰는 것은 자기라는 상품을 팔기 위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첫 과정이자,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자료출처 - 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