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스튜디오

GUI 디자이너 양민정


핸드스튜디오 직원들이 잘 모르는 민정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양재천 근처에 살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전거를 타요. 사실 입사 초기고 바뀐 분야가 있어서 생기는 고민들은, 일기를 쓰는 식으로 해소하고 있어요.

집에서는 1살 반 정도 된 갈색 푸들 암컷을 키워요. 이름은 ‘뽀시’라고 하는데, 저희 엄마가 집에 데리고 왔을 때 ‘원숭이처럼 생겼다’며 지어주신 이름이에요. 뽀시는 제 방에서 키우는데, 저도 부모님 두분 다 일하셔서 낮엔 혼자 있어요. 처음엔 많이 울었는데 이제 괜찮아 졌어요.

저는 강아지와 고양이 중에선 강아지파였고, 고양이에 별다른 애정이 없었는데 토시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우는 소리도 좋고, 털 촉감도 좋아서 고양이도 키워보고 싶어요. 

 

 

예전엔 어떤 일을 하셨어요?

모바일과 태블릿 위주의 GUI 작업을 했어요. 개발자가 없는 회사였고, 디자이너만 스무 명 정도가 있었어요. 사람들은 좋았지만, 경쟁이 심해서 힘들었어요. 클라이언트 하나에 여섯 명 정도의 디자이너가 투입되어, 시안을 그려서 선택받는 구조거든요. 팀장님 등 베테랑과 신입이 경쟁하는 구도라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작업한 중에서 가장 기억 화웨이에서 잡은 스마트폰의 기본 시안이었어요. 굉장히 좋은 프로젝트였는데, 굉장히 넘기 힘든 큰 산이었어요.


 

핸드스튜디오에 들어와서는 무슨 일을 하고 계세요?

컨버전스 애플리케이션 GUI 작업을 맡고 있어요. 사실 모바일의 세로화면에 익숙해져 있다가, 가로화면을 채워야 하고 리모컨 콘트롤의 제약사항까지 고려해야 하니까 신경 쓸 일이 많아졌어요. 아무래도 TV는 공간이 많고 화면 자체가 커서 대세인 ‘완전 플랫’으로 만들면 인쇄물처럼 느껴지게 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신경 쓰이는 건 타이포를 사용하는 거예요. 폰트 크기가 모바일에 익숙해져 있다가, TV 화면을 고민해야 하는 점에서 신경 쓰여요. 2m 거리에서 떨어져서도 보여야 하니까요. 최소한 25pt 이상은 쓰라고 하시더라고요.

 

 

핸드스튜디오를 알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새로운 분야에 대해 막 관심을 가진 시기에 사무실 옆자리 짝꿍이 소개해 줬어요. 본인 학교 동문 페이스북에 올라온 채용 공고를 봤다고 하면서요. 

 

 

지원 계기가 있으세요?

사실 몰라서 지원하게 된 것 같아요. 바깥에서 회사에 대해서 서칭해서, 채용 시 경쟁률이나 회사의 위상 등을 더 자세하게 알았다면 겁이 나서 지원 못 했을 것 같아요. 그냥 홈페이지에 있는 ‘핸드스튜디오는 잘 먹습니다.’ 같은 부분만 읽고 지원하게 되었어요. 

 

 

면접은 어떤 분위기였어요?

핸드스튜디오 입사하기 한참 전에, 첫 번째 회사를 그만둘 무렵에 면접을 많이 봤거든요. (*핸드스튜디오는 민정님의 세 번째 회사입니다) 그런데 매번, 포트폴리오 프리뷰(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설명하는 것)이 정말 부담스러웠거든요. 언변에 서툴러서, 말을 잘못하면 어떻게 하나 싶어 정말 떨렸거든요. 핸드스튜디오에서도 프리뷰를 각오하고 있어서 정말 많이 떨었는데, 미라님이 물을 가져다주시면서 ‘목 마르시죠? 경력인데 많이 떠시네요 ㅎㅎ’라고 친절하게 이야기해주셔서 많이 풀렸어요.

저는 예전부터 면접 시에는 ‘다나까’로 답변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실장님이 ‘원래 평소에도 그런 말투로 말씀하시냐’고 농담하셔서 다들 웃고 가벼운 분위기로 볼 수 있었어요. 시간 짤 때도 면접자에게 시간을 맞춰주셨어요. 제 일정을 먼저 물어보고, 밤 8시에 잡아주셔서 편하게 볼 수 있었어요. 다른 곳은 면접 시간을 잡을 때 통보하는 식으로 시간을 알려주거든요.

 

 

실제로 입사하고 나니까 뭐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처음 들어왔는데, 원래 있던 사람처럼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당황스러웠어요. 신입사원을 이렇게 따뜻하게 대해주고, 원래 당연히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래도 일주일쯤 지나니까 익숙해지더라고요.

일적인 부분에서는, 시안을 갖고 경쟁만 하다가 혼자서 처음부터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게 좋아요. 내가 한 결과물에 책임감을 갖고 일한 경험이 거의 없어서, 지금의 일이 제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가장 잘해주시는 분은 누구인가요?

저희 팀 분들이요. 옹기종기 모여 앉은 은아님과 영원실장님, (이)유진님과 잘 지내죠.

실장님은 제가 잘하는지 중간중간 컨펌도 해주고, 세세하게 피드백도 주시며 여러 가지 조언을 주셔요. 은아님은 처음부터 세세한 부분들을 챙겨주시고, 유진님은 다정하고 귀여운 팀의 막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네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데 스스럼없고, 그래서 서로 물어보거나 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2층 디자인을 함께 고민하고 있어요.

 

 

다른 분들과도 많이 이야기를 하세요?

같이 들어온 동기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초롱님, 향임님, 남지님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초롱님은 소속팀이 다르지만 참 다정하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남지님은 오가며 괜스레 말도 붙여주고, 사소하게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더라고요. 이외의 핸드스튜디오 직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앞으로 더 친해져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향임님과는 전에 있었던 회사 이야기, 우리가 맞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핸드스튜디오 분위기를 익히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고요. 노후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IT 직종에 종사하는 디자이너들의 수명이 길지 않으니까 이 부분을 연장하기 위한 공부를 해야겠다는 이야기를 가끔 나눠요.

 

 

입사 이후에 달라진 점이 있어요?

앞서 말한 것처럼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어요.

핸드스튜디오 분위기는 생각하게 해요. 여기는 대표님을 포함해서, 다들 ‘30년 뒤에 무엇을 할까’나 ‘앞으로 어떻게 될까?’ 같은 이야기를 아주 많이 하잖아요. 원래는 고민하지 않았던 것들, 생각하지 않던 미래를 자꾸 생각하는 게 힘들었거든요. 핸드스튜디오 입사 전엔 영화 ‘아저씨’처럼, 오늘만 사는 사람처럼 살았어요. ‘개인이 앞으로 어떻게 살지’, ‘내 미래는 어떻게 될지’ 생각하는 게 익숙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런 고민은 당연히 해야 하고 개인의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하며 살게 되어 기뻐요. 

 

 

야근 자주 하는 편이세요?

하는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어요. 다른 분들처럼 밥 먹고 이야기 나누고 일 조금만 하는 날도 있고, 반짝 바쁘면 야근도 하고요. 이런 과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전에는 야근하자고 하면 하고, 아니면 가고 이런 식이었거든요.

 

 

식사 마음에 드세요?

점심 정말 마음에 들어요. 제 전 회사들은 다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해서, 저희 어머니 소원이 도시락을 싸지 않는 거였거든요. 원래 나가서 사먹으면 몸에도 나쁘고 질리잖아요. 근데 핸드스튜디오 입사 후에는 나미수에 가는 게 좋아요. 사장님이 저희 엄마보다 요리 잘하시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어요.

낮에 너무 잘 먹어서, 저녁에는 닭가슴살 샐러드 같은 가벼운 걸 먹으려고 해요.

 

 

본인이 생각하는 ‘디자이너에게 좋은 회사’는 어떤 회사에요?

‘디자이너에게 좋은 회사’라기보다 어느 직군이든 ‘사람에게 좋은 회사’가 중요한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이 좋고 그들과 마음 편히 잘 지내면 좋은 회사고, 좋은 디자인이 나오는 것 같아요. 좋은 복지 만큼이나 좋은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TV에 기본 탑재된 홈 화면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처음 화면이 켜질 때 패널이 뜨고 선택 가능하게 만드는 것들, 가장 기본이 되는 GUI를 만드는 게 지금의 꿈이에요.

시간이 지나 나중에 디자이너를 그만두게 되면, 포장마차를 하고 싶어요. 순대볶음이랑 닭발과 곱창을 파는 곳이었으면 좋겠고, 제가 사는 동네에서 하고 싶어요. 저희 동네에서 처음으로 떡볶이 팔던 분이 아파트 사서 나가시는 걸 봤거든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첫 번째 카트라이더 대회를 했을 때 정말 못해서, 같은 팀이었던 혜림님이 화를 내셨어요. 근데 그걸 두고두고 굉장히 미안해하시더라고요. 정말 괜찮으니까,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자료출처 | 핸드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