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디자인팀 OAP 김지형 인터뷰]

밖에서 두드리지 않으면 안에 있는 사람은 그 사람이 안으로 들어오고 싶은지조차 알지 못해요.
여러분 앞에 있는 문을 두드리세요. 

"정말 음악을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힘들지 않은 작업은 없어요.
매순간이 힘들고 어렵지만 그걸 즐기기 때문에 지금 이곳에 있는 거겠죠."
"상상하던 것들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는 것, 너무 즐겁고 행복한 직업 아닌가요?"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 내는 OAP 김지형님이 현재의 자리에 있기까지는
많은 노력과 열정이 있었을 것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고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며 끈기와 도전정신을 강조하던 그녀.
CJ E&M 본사에서 OAP 김지형님을 만났습니다.

[story 1. 어바웃 김지형]

Q1.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tvN채널의 비주얼 관련 브랜드를 관리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입니다. 이것을 보통 OAP(One-air Promotion)라고 이야기하는데 회사에서는 '브랜드디자인팀'이라고 합니다. tvN의 채널, 브랜드디자인팀에서 팀장이 제 역할이죠. 프로모션, 티저, 채널 아이디, 프로그램 로고 타일틀 같은 것들을 디자인 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디자인 팀에선 채널에 보이는 모든 비주얼들, 영상들의 톤&매너를 선정하고 결정해요. 지금 tvN 로고도 제가 리뉴얼 했고 브랜드 캠페인도 기본적으로 하고 있어요. 응답하라 1994, 코미디 빅리그, SNL같은 프로그램들의 모든 비주얼 부분의 출발점은 저희 브랜드 제작팀이랑 같이하죠.
Q2. CJ E&M에 입사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A. 99년도에 계열사 공채로 들어왔습니다. 중간에 CJ E&M을 그만 두고 Mnet에서 10년정도 있었던 적도 있었고 외부에서 4년 정도 ELLE TV 개국멤버로 일하다가 2011년도에 다시 CJ E&M로 돌아 와서 지금은 tvN의 비주얼을 리뉴얼하고 개선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Q3. 여러 곳에서 일을 해보셨는데 각각 어떤 느낌으로 일하셨는지 궁금해요.
A. 우선 Mnet은 젊은 기운이 느껴지는 채널이었어요. 젊은 시절에 일했던 곳이어서 혈기왕성한 에너지를 많이 쏟을 수 있었고 제가 음악을 좋아해서 방향성이 맞아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ELLE TV는 제가 창립 멤버여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죠. 매거진 회사의 채널 개국이라 모두 다 같이 열심히 했었던 기억이 나요. 
tvN은 아무래도 현재의 직장이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tvN은 채널의 규모가 가장 커서 이루어야 하는 평가라든지 목표가 굉장히 높아요. ELLE TV는 패션을 지향, Mnet은 음악을 지향하듯 타겟층이 굉장히 뚜렷한 편이에요. 반면 tvN은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고 좋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채널을 지향하고, 그러면서도 케이블 특유의 어떤 신선함과 엣지를 동시에 가져가야해서 어렵기는 tvN이 가장 어려워요. 일의 양도 많고.
Q4. 입사 후 가장 힘들었던 일 가장 보람 있었던 일 한가지씩만 말씀해주세요.
A. 사실 매순간이 힘든 것 같아요. OAP라는 직업 자체가 '이 채널은 이런 비주얼을 가지는 채널이다'라는 것을 가장 먼저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것들이 다 퍼스트라 산고의 고통처럼 창작의 고통을 겪으며 일을 해요. 하지만 그것을 즐기고 있기 때문에 극복을 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보람 있었던 일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Mnet에 입사한지 2년차일 때 MAMA의 프로토 타입을 만들었었어요. 지금까지도 제가 만든 프로토 타입(양산에 앞서 제작해보는 원형)이 쓰여 지고 있는데 사실 저 같은 크리에이티브를 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오랜 시간 그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 자부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영광이기도 하고 보람이 있었던 기억이 있네요.
Q5.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한 직업인데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활동이나 습관 같은 것이 있으세요?
A. 제일 좋은 것은 직접 경험하고 직접 체험하는 것 같아요. 남들이 아는 이야기를 얼마나 새롭게 보여주고 얼마나 신선한 감각으로 또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주느냐 같은 공감 포인트를 가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공감각적으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여행, 공연, 문화생활들을 통해서 '이렇게 바라봐야 신선하다.'라는 시각을 잡을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저도 여행도 많이 해보고 책도 많이 읽어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또 저만의 방법이라면 제 분야의 사람들이 아닌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만남을 갖는 거예요. 저와 같은 분야가 아닌 사람들, 그 분야의 전문가들만의 신선함이 분명 있거든요. 그 분들은 그분들만의 많은 노하우, 시각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을 같이 공유하고 얘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굉장히 많은 새로운 자극들을 받게 되요.
Q6.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으세요?
A. 장기적으로는 장편 컨텐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컨텐츠의 방향은 어둠속의 댄서, Across The Universe(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Moulin Rouge(물랑루즈)와 같이 음악이랑 컨텐츠가 굉장히 잘 접목이 돼서 하나가 되어있는 컨텐츠를 작업해보고 싶어요.

[Story 2. 취업 준비생 시절]

Q7.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으신가요?
A. 동네에 하나씩 그림 잘 그리는 아이들 있잖아요. 학창 시절 저는 그런 아이 중 하나였어요. 그림을 좋아해서 미대로 대학을 진학했는데 입학 후에 보니까 너무 재능 있고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들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 하면서 충격에 빠졌었어요. 
그렇게 대학생활을 하다가 3,4학년부터 전공으로 영상을 시작했는데 재밌더라고요. 과제로 음악을 하는 친구들과 합작해 영상에 합을 맞춰서 작품을 만든 적이 있었어요. 굉장히 시너지 효과가 좋았고 촬영하면서 편집을 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꼈어요. 제가 음악을 좋아하니까 그 즐거움은 몇 배가 됐고 교수님 평도 아주 좋았어요. 아마 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 같아요.
Q8. 졸업 후 취업하시기까지 얼마나 걸리셨나요?
A. 저는 졸업 후 바로 취직이 된 경우였어요. 저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전공했는데 제예전부터 막연히 음악 관련된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다 4학년 여름방학 때 Mnet에서 공채 공고가 떴었어요. 그때 지원을 했는데 다행히 합격을 해서 인턴생활을 하게 됐어요. 전혀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 자유로운 환경이 참 좋았고 졸업 이후에 바로 취직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Q9. 김지형님만의 취업준비 팁이 있다면?
A. OAP분야는 개인의 역량을 입증 시키고 현업으로 뛰어들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예요. 자신의 퍼스널리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무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가가 중요한 부분인데 취업을 하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잖아요.
그 시간동안 그 누구보다도 더 잘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또 저희 회사의 경우에는 그룹 공채로 채용을 하다 보니까 언어 시험이라든지 적성 검사같은 공통역량 평가를 실시하는데 포트폴리오나 이력서상으로 충분한 가능성을 본 친구들이 그런 부분들을 소홀히 해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공통역량적인 부분을 평균수준까지는 준비해 놓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후 본인의 실력만 확실하다면 반드시 붙을 거라고 생각해요.
Q10. CJ E&M에 입사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CJ E&M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요구되는 건데요, 바로 '상상력'과 '기획력'이에요. 단순히 상상력만이 아니라 그것을 기획안이 되게 하고 소통하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만드는 기획력이 필요해요. 근본적으로는 남과 다른 상상력이 가장 중요하죠.

[Story 3. 현업 이야기]

Q11. 브랜드디자인 OAP란 어떤 직업인가요? 브랜드 디자인 OAP란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크게는 '채널' 브랜딩, '컨텐츠' 브랜딩으로 나뉩니다. 채널 로고 BI(brand identity)부터 그 BI(brand identity)의 규정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것들, 채널 폰트를 개발하는 부분들도 포함되죠. 네트워크 디자인을 개발하고 채널 모델이나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도 채널 브랜딩에 들어가고요. 
대표적인 컨텐츠 브랜딩은 티죠로 요약됩니다. 브랜드 런칭 전에 어떻게 사람들에게 이 컨텐츠의 매력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인거죠. 이렇게 브랜드 디자인팀 OAP는 크게 채널에 대한 브랜딩, 컨텐츠 브랜딩을 하고 있어요.
Q12. CJ E&M 브랜드디자인팀 OAP만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저희는 비주얼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tvN이 사랑받을수록, 즉 브랜드 가치가 상승할수록 OAP의 가치가 동반상승한다고 생각해요. 성공적인 브랜딩을 할 때마다 많이 뿌듯하고 남들이 상상만 하는 일들을 현실로 만든다는 것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13. CJ E&M의 근무환경, 회사 문화, 복지는 어떤가요?
A. 일단 CJ E&M은 자율적, 유연적인 분위기예요, 출퇴근 시간에 대해서 엄격한 관리가 있다고 하기 보다는 워낙에 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에 제때에 원하는 퀄리티에 맞는 프로젝트를 뽑아낼 수 있도록 프로젝트 중심으로 업무가 진행되고 있어요. 
복리후생같은 저희 브랜드 디자인 팀에서는 OAP DAY라는 것을 두 달에 한 번씩 실시합니다. OAP DAY란 두 달 동안 각 개인들이 작업했던 프로젝트를 다 같이 모여서 프레젠테이션하는 작업을 이예요. 서로의 제작과정에 대해서 공유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들을 가지는 거죠. 그다음 모임에서는 전시회나 주목해야 하는 영화 같은 것들을 보러가요. 저희 OAP의 특성에 맞는 복리후생이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재교육이예요. 회사 생활을 하면서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외부 학원을 회사 지원비로 다닐 수 있도록 해줘요. tvN 자체와 개개인의 역량에 많은 도움이 되는 지원이라고 생각해요.
Q14. OAP 일을 하시면서 느끼셨던 직업의 가장 큰 장점과 단점을 하나씩만 말씀해주세요.
A. 본인 스스로 크리에이티브를 발현할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많은 것이 장접입니다.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나 세계관을 매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신나는 일이잖아요.
단점은 아무래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본인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점이죠. 때문에 보통의 직장 생활보다는 개인이 지는 짐의 무게가 크고 무거울 수밖에 없다는 게 가장 큰 단점 같아요.

[Story 4.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Q15. 후배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A. 많은 분들이 이 업계로 왔을 때 자신이 기대했던 미디어의 화려함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죠. 사회 초년생의 비애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 일을 오래한 선배의 입장으로 그런 일들이 절대 하찮고 가치 없는 일이 아니거든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죠. 본인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는 그 시기를 지나고 나서야만 생기는 거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후배들이 근성을 가지고 본인의 꿈을 위해서 버티고 노력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Q16. 김지형님과 같이 브랜드디자인팀 OAP가 되기를 원하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으신가요?
A. OAP분야의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손으로 표현해내야 할 수 있어야 해요. 개개인의 내면적인 열정, 생각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셨으면 좋겠어요. 두드리지 않으면 방안에 있는 사람들은 노크를 하기 전까지는 그 사람이 안으로 들어오고 싶다는 것을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막연한 생각보다 '행동'이 중요해요. 정말 꿈을 이루고 싶다면 두드리세요 여러분.
브랜드 디자인팀 OAP 김지형님은 현재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나아가고 계십니다. "자신이 좋아 하는 일을 하고 있으면 고통마저 즐겁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아 과연 그토록 열정적이 있었는가에 대해서 자문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원하시는 일을 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고통을 즐기고 계신가요? 또 얼마만큼 두드리고 계신가요?

 박풀잎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