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여 년의 한국 사진제도의 안팎을 ‘샅샅이 뒤집어 살펴보는’ 역사전

■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서 지난 20년 역량을 동원한 기획전으로 뮤지엄한미의 새 막을 열다

내용 : 2022년 뮤지엄한미 삼청은 신축 개관전을 맞아 우리의 사진 역사를 새롭게 되짚 는 개관전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를 마련했다. 한국 사진은 어 떠한 제도적 조건과 역사적 문맥 속에서 역사를 일궈갔는지 밝히고자 기획한 전 시다. 1929년 광화문빌딩 2층에서 열렸던 정해창의 《예술사진 개인전람회》부터 1982년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석조전 서관에서 ‘원로작가 초대전’의 일환으로 열렸던 《임응식 회고전》에 이르는 한국사진사의 주요 연보를 재구성한다. 
전시는 신문사들이 주최한 공모전들로 사진가의 예술적, 사회적 승인형식이 확립된 1930년대부터 한국 사진계의 외향성을 불렀던 1950~60년대 해외 사 진 공모전 그리고 반세기 이상 한국 사진계를 지배했던 관전과 민전의 당선작들 을 두루 살핀다. 이후 공모전 형식에 벗어나서 개인전의 형식을 통해 사진가 개 인의 이력을 키워나갔던 작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살펴본다. 공모전을 통한 예술 사진의 시대가 저문 1982년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임응식 회고전》이 열린 해로, 그의 회고전은 사진가 개인의 예외적 성취로 여기기보다는 사진이 독 자적인 예술 매체로서, 순수미술의 한 분야로서 인정받는 사건으로 보아야 한다. 《임응식 회고전》과 더불어 한국의 사진은 바야흐로 미술관 전시와 소장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광화문빌딩 2층에서 첫발을 내디뎠던 한국의 예술사진이 국 립현대미술관의 《임응식 회고전》을 계기로 순수미술의 한 매체로, 현대미술의 한 장르로 도약하고 있었다. 
1,000여 점의 사진으로 한국사진사 120년을 망라한 1998년의 《한국사진 역사전》을 참조하면서 뮤지엄한미 삼청은 한국 사진계를 움직인 제도와 주요 이 벤트에 초점을 집중했다. 그러나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라는 전 시 제목이 말하듯이 1929년부터 1982년에 이르는 50여 년의 한국 사진제도의 안팎을 ‘샅샅이 뒤집어 살펴보는’ 역사전은 무엇보다도 빈티지 프린트의 부재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 사진사의 몇몇 주요 사진가들은 그들의 대표작을 전하지 못한 채 이미 작고했고 소유권과 저작권 문제 그리고 부실한 소장관리로 전시에 이런저런 어려움을 야기했다. 1998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한국사진역사전》 이후 우리의 사진사를 정립하기 위한 인프라는 퇴보는 아닐지라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자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엄한미 삼 청은 이번 개관전이 한국사진사 정립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책임감으로 여러 부족함을 메꾸려 노력했다. 완벽하지는 못하더라도 전시작은 당대의 사진적 조건 과 사진가 고유의 미학적 성향을 담지한다고 여겨지는 빈티지 프린트로 전시를 구성하고자 했다.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의 출발점에는 임응식의 한국사진 사 관련 아카이브와 그의 사진 작업 전모에 이르는 빈티지 프린트가 있다. 뮤지 엄한미는 2013년,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수집한 이 자료체(corpus)에 의거하여 한국사진사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았으며, 이 자료체의 빈자리들을 수년에 걸쳐 메워 나갔다. 이렇게 조성된 지형도를 바탕으로 한국 사진의 역사를 새롭게 고찰 하려는 본 기획전의 성과를 사진계는 물론이고 한국의 예술계가 공유하기를 기대 한다.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 연계 세미나를 〈한국 예술사진의 전개와 제도〉, 〈미술관–박물관의 사진 컬렉션과 사진의 진본성〉이라는 주제로 진 행한다.
〈한국 예술사진의 전개와 제도〉는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한국사 진이 어떤 제도적 형식을 모태로 삼아 전개되었는지 살펴본다. 한국 예술사진의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일제강점기의 공모전들과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한국 사진계를 이끈 ‘국제 사진공모전’ 그리고 《동아사진콘테스트》와 《국전》의 미학적 양상과 한계를 살피면서 한국사진사 전개에 공헌한 성과를 오늘의 시점에 서 가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