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출 MJ플렉스 사장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 유승용 리더피아 대표

    입력 : 2016.07.13 16:21

    (전문) '수적천석(水滴穿石),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김시출 MJ플렉스 대표를 만나는 길에 먼저 눈에 띈 문구다. 우리에게 '미디어잡(mediajob)'으로 더 친숙한 HR 아웃소싱기업 MJ플렉스는 과연 어떤 바위를 뚫고 지금의 자리에 올랐을까.



    "여전히 아웃소싱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습니다. 파견회사라면 용역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채용시장의 흐름은 아웃소싱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트렌드에 맞춰 차별화된 크리에이터들을 양성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물론 향상된 여건을 보장하면서 말이죠."


    앞으로 채용시장은 정규직이 아닌 파견직이 늘어날 것이다. 정치적 이유로 말이 많지만 다가올 미래는 명확하다. 김시출 대표는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 현 채용시장을 설명한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이미 아웃소싱이 대중화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마더스나 템프스테프 같은 회사들은 20만명의 파견 직원들을 관리합니다. 자스닥 상장과 더불어 안정적으로 대기업 소싱을 이어나갑니다. 이런 나라들에서 더 이상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우리나라도 점차 정규직은 줄고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고 있죠. 유연한 고용제가 필요한 시대가 되어갑니다. 파견법이 통과된다면 시장규모는 더욱 커지고 우리도 세계적 흐름에 합류하게 될 겁니다."


    대한민국의 아웃소싱 시장이 블루오션은 아니다. 수많은 경쟁업체가 있고 규모가 큰 기업도 많다. MJ플렉스는 이러한 치열한 시장에 후발주자였다.


    "처음엔 일본계 기업과 동행하여 아웃소싱에 뛰어들려 했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입장 차가 있었고 따로 후발주자로 시장에 합류하게 됐죠. 우리는 이전 사업으로 많은 DB를 보유하고 있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 부분을 각 업체들에 어필하면서 경쟁하니 시간이 가면서 수주가 늘고 신뢰가 쌓였습니다. 지금은 미디어 분야에서 온라인과 통합해 1위 자리에 있습니다."


    레드오션인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한 김시출 대표는 차별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온라인 사업의 지식을 반영해서 차별화된 교육을 합니다. 더불어 파견근로자들이 향상된 작업여건에서 가능한 높은 급여를 받도록 애씁니다. 아직도 아웃소싱이라면 근로자들이 착취당하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웃소싱이 대중화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자연히 인식과 대우도 변해야 하죠. 아직은 운전, 경비, 영상편집 등의 보조적 역할이 다수입니다. 그래서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려고 해요. 유니폼을 맞추는 등 유사하지만 다르게 보일 수 있도록요."


    김 대표는 MJ플렉스가 있기까지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간의 변화를 보면 시대를 파악하는 안목이 엿보인다.


    "대학을 졸업하고 일반기업을 거쳐 동아TV에서 PD생활을 했습니다. 그때 신문을 통해, 온라인으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Information Providing' 이란 분야를 알게 됐고 천리안, 하이텔 등 PC통신을 이용한 언론방송인 취업가이드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회사를 퇴직하고 'IP월드'라는 PC통신사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인터넷 대중화와 더불어 잘 알려진 '미디어잡(mediajob)'과 같은 각종 취업사이트로 많은 성장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경쟁사들이 많아졌고 그 대안으로 전문분야의 강점을 살려 아웃소싱에 뛰어들면서 지금의 MJ플렉스가 됐습니다."



    '구성원들의 태도'가 기업 분위기 연출


    김시출 대표는 유능한 인재를 교육하고 그들의 삶에 멘토가 되길 희망한다. 그런 그가 생각하는 인재란 어떤 모습일까.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기업에서 회사의 대표에 대해 누구는 비난하고 누구는 칭찬하기도 합니다. 물론 객관적인 문제가 있다면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어느 기업이나 CEO는 ‘자신의 색깔’이 있습니다. 이러한 리더의 스타일과 함께 기업 이미지와 분위기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은 바로 ‘구성원들의 태도’ 입니다. 그래서 대표라면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 인재와 일하는 것을 좋아하겠죠. 저는 태도(Attitude)를 인성의 기본으로 여깁니다."


    그는 긍정적 태도를 인재의 첫 번째 덕목으로 꼽았다. 긍정적 태도를 갖추기 위한 방법으로 김 대표는 '자신부터'라고 말하며 '수신제가(修身齊家)'를 강조했다.


    "사실 태도는 가정에서 형성됩니다. 때론 직원의 부모님이 전화로 실무자와 마찰을 빚곤 합니다. 야근이나 직책 배정에 대한 불만들을 표출하시죠. 오히려 자녀인 직원이 말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의 시각이 아니라 자녀의 시각을 갖게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힘도 생기죠. 저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는 협동이나 배려를 배우기 힘들어 졌고 윤리의식이 낮은 아이들은 거짓말을 합리화 하려고만 합니다. '내가 우리 가정부터'라는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게 시작이 아닐까요."


    김 대표는 인성과 태도만큼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업에서는 입사시 상위권 대학 출신을 요구할 때가 많다.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때 절제를 배운 아이들이 성적이 높고 보통 그런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대학을 들어간다. 그런 자기절제를 보기 위해 기업이 대학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대외적으로도 활발히 활동한다. 대학생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면 항상 뚜렷한 목표에 대해 강조한다. 자연스럽게 이야기 주제는 목표 설정으로 이어졌다.


    "스스로 성찰과 고민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우선 독서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깊이 생각하고 성찰하는 게 중요합니다. 곧 책의 내용이 내 생각이 되고 추상적인 목표들이 생기게 되거든요. 다음엔 그 추상적인 목표들에 구체적인 숫자를 대입합니다. 인위적으로라도 구체적인 숫자를 정하면 실현여부와 상관없이 동기부여가 됩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MJ플렉스 회사 내부에는 목표로 설정된 수치들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김 대표에겐 목표만큼 뚜렷한 리더십이 있었다.


    "인력 아웃소싱 고객사 기업의 요구를 살펴보니 모두가 리더십만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시 말해 오너십(ownership)을 갖춰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때에 따라 오너십의 과잉은 의사결정에 충돌을 낳기도 합니다. 오히려 유연한 팔로워십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도 합니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아너십(honorship)'이죠. 내가 왜 이곳에서 이 일을 하고 있는 지, 미션에 대한 자기 대답을 말하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상황에 따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카리스마를 보여야 할 때가 있고 솔선하여 섬겨야 할 때가 있는데, 기업의 지휘자로서 리더십을 다양하게 구사하는 것이 좋다고 그는 생각한다.



    베테랑에게도 흉터는 있을 수 있다


    김시출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역경이 많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기 전 IMF 외환위기를 회상하며 들려준 그의 이야기는 가볍지 않았다.


    "사실 사업 이전이 더 힘들었습니다. IMF 외환위기로 가정 경제가 흔들리면서 많은 고난을 겪었죠. 오히려 사업은 인터넷 붐을 타고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매출 감소도 없이 직원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너스를 더 챙겨줄 수 있었죠. 분명 사업도 가정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40대가 넘어가면서 저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졌는지 의기소침한 날이 지속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출도 정체기에 접어들더군요. 한때는 병원 치료를 생각할 만큼 심각했습니다."


    물리적인 위기가 아니라 갑작스럽게 찾아온 매너리즘으로 김 대표는 한동안 고생했다. 이유 없는 무기력감에 그는 어떻게 대처 했을까.


    "더 이상 이래선 안되겠다고 생각이 들면서 다른 환경에 자신을 던졌습니다. 기업 CEO를 위한 최고위과정에 들어갔죠. 나가보니 제가 나이도 가장 어리고 회사 매출도 가장 적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곧 할 일이 눈에 보이면서 바빠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매너리즘은 그렇게 다시 활력으로 변했죠. 지금도 때론 물리적 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습니다. 다른 환경이나 만남이 저를 깨워주는 것 같다고 할까요."


    그의 회복된 활력이 2016년에도 쭉 이어진 것일까? 올해의 MJ플렉스 경영지침은 만나는 길에 제일 먼저 보았던 문구인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 했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라는 말은 우리가 초등학교 때부터 들어왔던 격언이었지만 직접 와 닿지는 않았을 겁니다. 저는 올해 직원들이 단순히 꾸준히 노력하면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작은 물방울 하나하나의 중요한 의미를 되새겼으면 합니다. 즉 작은 노력, 사소한 것이 큰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중요성을 인지하고, 일을 함에 직접적으로 적용해 나가는 것이죠. 제 마음이 잘 전달된 것인지 직원들 모두가 올 초 세운 미션에 한발한발 다가가고자 긍정적인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남이 아닌 나부터, 직원이 아닌 대표부터' 노력해야 한다는 솔선수범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지금의 자리에 선 그의 목표에는 기업철학이 녹아있었다.


    "여전히 수신제가(修身齊家)가 첫 번째 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나와 내 가정을 먼저 세우고 그 다음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우리나라 파견시장의 시각을 바꾸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아웃소싱사업이 여전히 폄하되는 게 안타깝습니다.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이미지가 좋아야 유능한 인재가 들어오고 시장의 경쟁력과 대우가 좋아집니다. 마지막으로 주위사람들에게 성장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기업가로 남고 싶은 꿈이랄 까요."


    김시출 대표는 많은 부를 쌓는 것 보다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좋다고 말한다. 처음에 그는 인터뷰를 조심스러워 했다. 매체 인터뷰가 실은 자기만족이 되지는 않을까 경계한 것이다. 그는 스스로 바른 기업가가 된다면 사회에서 인정해주고 알려질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을 생각하는 그의 기업철학에서 대한민국 아웃소싱 시장에 희망을 기대해본다.


    출처 및 기사 링크
    리더피아
    www.leaderpia.com